사진출처: nyculturebeat
김포(김보현, Po Kim)과 실비아왈드(Sylvia Wald)는 1965년 맨해튼 시내에서 열린 한 파티에서 처음 만나 반세기를 함께하면서 자연에 대한 애정을 바탕으로 각자의 예술생활을 끊임없이 정련시켜 나갔다. 김포 화백은 한국전쟁 후 정치적 박해를 피해 1955년 미국 일리노이 대학 교환교수로 떠났다. 필라델피 아출신화가인실비아왈드는군의관이었던첫번째남편을따라미주둔지를다니며불황기이후2차세 계대전의 참상을 목격하게 되었다. 김 화백은 뉴욕에서 활동하며 동서양의 전통을 다채로우면서도 하나로 아우르는 작품들을 통해 경계에 도전하는 미 추상표현주의 운동의 상징적인 존재로 자리잡게 된다.
한편, 왈드 화백은 사회적 리얼리즘에서 추상표현주의로 옮겨가며 실크 스크리닝 기법을 통한 선구적인 행보로 기념비적인 작품들을 발표하게 된다. 두 부부화백은 수년에 걸친 어둠과 정신적 충격에서 벗어나 1950년 대와 그 이후까지 뉴욕 예술계에 지대한 공헌을 했다. 이국적인 새들과 화초를 수십년간 집에서 키우고 아 름다운동서양의조화를통해이들의예술을향한순수한열정은함께하면서더욱커져나가게된다.
맨해튼의 옥상정원에서 웨스트체스터 카운티(Westchester County)교외에 있는 저택에 이르기까지 이 부부화백은 자연에 대한 사랑을 공유하며 예술철학의 근간으로 삼았다. 이들은 교외자택 호숫가에 앉아 아름다운 정원과 물가를 한가하게 노니는 새들과 하늘을 조용히 바라보곤 했다. 젊은 시절의 혼돈을 겪은 이들에게 자연은 위안을 주는 명상의 공간이었으며, 작품을 통해 세상에 대한 사랑을 표현하게 만들었다.
20세기 후반 예술 운동이 급변하는 동안 김 화백과 멀티미디어 아티스트인 왈드는 자연에서 얻은 역동적 인 에너지와 영감을 바탕으로 작품세계를 변화시키고 확장시켜 나갔다. 왈드는 잔가지, 돌, 낙엽, 애완조 깃털, 버려진 생선 가시 등의 발견된 오브제(found object)를 이용해 조각품을 만들기 시작했다. 뉴욕 길 변에서 발견한 파편에서부터 웨스트체스터 집 마당 나무들 사이에서 찾아낸 물건들에 이르기까지 모두 그 녀의 작품에서 새롭게 태어났다. 1960년대부터 계속된 아상블라주(assemblage) 기법으로 만든 그녀의 조각품들은 자연에서 나온 유기재(organic materials)와 인간이 만든 물질을 혼용하여 매혹적이고 기쁨 을 선사하는 강렬한 작품들로 변신(metamorphose)시켰다.
김 화백의 추상주의 작품들은 한국에서 습득한 서예 기법과 뉴욕에서 경험한 추상주의에 이르는 한국의 유 산과 미국 이민 배경이 조화된 구상들이 반향을 이루고 있다. 김 화백의 작품들은 전쟁으로 피폐한 과거의 고통과 혼돈으로부터 탈출할 수 있는 휴식처이자 자연계에서 발견한 안식처에 대한 열망과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다. 그의 작품에서 동물과 식물, 그리고 꽃은 고통의 한가운데에서 갈구하는 안정으로 상징적인 위 치를 차지하고 있다. 가령, 새는 아름다움과 비상의 자유를 상징하며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모티브가 되었다. 김 화백의 전기 작품들은 그가 이전에 겪었던 고난을 엿볼 수 있게 하지만, 후반기 작품들은 과거로부터 해방을 암시하는듯한 생기 넘치는 밝은 톤이 주를 이루고 있다.
Solace in Nature는 김 화백의 후반기 추상작품과 석고와 철선을 이용한 실비아왈드 화백의 조각작품 시 리즈를 전시하고 있다. 이 작품을 통해 그들의 예술적 영감이자 마음의 휴식처인 자연에 대한 두 부부화백 의 헌신이 엿보인다. 이들은 삶과 작품활동를 통해 꿈꿔왔던 이상향에 도달했으며, 관람객들에게 그 세계 를 공유하도록 초대하고 있다.
/ PO KIM & SYLVIA WALD:
Solace in Nature